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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신축 주택에 한국 전통 주거 양식 한옥 마당 개념을 재구성한 실외공간 디자인한국 전통 주거 양식과 인테리어 융합 사례 2025. 7. 15. 05:09
현대 주택에서 되살아나는 한옥 마당의 공간 철학
도시의 밀집된 구조와 빠르게 돌아가는 삶속에서 사람들은 심리적인 만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점점 더 자연을 가까이 두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건축에서 영감을 얻는 흐름이 생겨났고, 그중에서도 한옥의 ‘마당’ 개념은 주목할 만한 디자인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한옥의 마당은 단순한 외부 공간이 아니라, 집과 자연을 매개하는 정서적 중심이자 기능적 완충지대다. 현대 신축 주택에서 이러한 마당의 개념을 그대로 재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 철학과 원리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실외 공간 디자인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최근에는 좁은 대지에서도 중정을 활용하거나, 부분 개방형 실외 공간을 통해 마당의 느낌을 구현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전통 한옥 마당이 지닌 기능과 의미를 해석하고, 이를 현대 주거환경에 어떻게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측면에서 조망한다. 핵심은 전통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 생활 방식과 감성에 맞게 마당의 가치를 새롭게 해석하는 데 있다.
한옥 마당의 다층적 기능과 정서적 상징성
한옥에서 마당은 단순히 빈 공간이 아니며, 가족 구성원 간의 소통과 자연과의 교감을 가능하게 해주는 중심 공간이었다. 마당은 해가 뜨고 지는 변화, 계절의 흐름, 빛과 바람의 움직임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곳이며, 동시에 실내 공간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완충 구간이었다. 예를 들어 대청마루에서 마당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자연스럽게 가족 간의 시선을 연결하고, 외부인과의 경계를 조절하는 여백 역할을 했다. 마당은 정원으로도 쓰였고, 때로는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가축의 공간, 식물 재배의 장소로도 활용되며 정형화된 용도로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 이러한 복합 기능은 현대의 주택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단순한 조경이나 장식적 역할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 속 행동과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하는 공간으로서 마당을 재조명해야 한다. 다시 말해, 마당은 ‘비어 있음’ 속에 ‘채워짐’을 이끌어내는 전통적 공간철학이 담긴 구성 요소다. 이런 개념은 물리적 설계뿐 아니라 감성적 설계의 기준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현대 신축 주택에 맞춘 마당 개념의 재해석
현대의 신축 주택은 대지의 제약, 건축법, 개인화된 생활 방식 등 여러 요소로 인해 전통적인 마당 구조를 그대로 도입하기 어렵다. 하지만 마당의 ‘중심성’과 ‘자연 통합성’이라는 본질은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중정형 마당’이다. 주택의 중앙에 작은 중정을 만들어 모든 방이 그 공간을 바라보도록 구성하면, 시각적 개방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부분 개방형 테라스 마당’으로, 실내와 이어지는 데크 공간에 수목, 자연석, 작은 수공간 등을 배치해 반외부적 감성을 유도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이동형 마당 요소’이다. 이는 옥상, 발코니, 옆마당 등에 원예, 텃밭, 작은 휴게 공간을 마련해 마당의 개념을 수평적이 아닌 수직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특히 스마트 홈 기술과 접목하면 자동 급수 시스템, 조명 제어,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식생 연출 등 다양한 기능도 더할 수 있다. 결국, 마당의 개념은 공간 자체의 물리적 크기보다 그 안에 담긴 생활 철학과 감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전통과 현대의 공존: 마당이 완성하는 삶의 풍경
마당을 단순한 정원이나 외부 공간으로 취급하는 시각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이제는 주거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한국처럼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지역에서는, 마당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집 안에서 체감할 수 있다는 점이 주는 감성적 만족도가 크다. 또한 한옥 마당은 ‘닫힘 속의 열림’이라는 공간 개념을 반영한다. 이는 현대 건축에서도 매우 중요한 설계 철학으로,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도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구조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반폐쇄형 마당을 만들고, 내부에서는 큰 창을 통해 마당과 시각적으로 연결되도록 하면 사적인 보호와 심리적 확장이 동시에 가능하다. 이는 도심 속 주택에서 요구되는 두 가지 요구 ― 사생활 보호와 자연 접촉 ― 를 동시에 해결해준다. 궁극적으로 마당은 단지 건축의 일부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담는 배경이며, 그 배경 위에 감각적이고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이 구현된다. 전통에서 출발한 마당이 현대 주택에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은, 건축이 단지 공간을 짓는 기술이 아니라 삶을 디자인하는 예술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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