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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 리모델링 시 한국 전통 주거 양식의 요소를 보존하는 방법
    한국 전통 주거 양식과 인테리어 융합 사례 2025. 7. 12. 12:17

    리모델링이라는 이름의 시간여행, 한국 전통 주거 양식을 현대에 품다

    도시는 시간에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주택은 그 속에서 수많은 변화를 겪는다. 주택 리모델링은 낡은 공간을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과정이지만, 무조건적인 현대화는 오히려 고유의 멋과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전통 주거양식은 시대를 초월한 건축적 가치와 철학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보존하는 일은 단순한 외형의 문제가 아니다. 문화와 삶의 방식,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문제다.
    최근에는 오래된 한옥이나 전통가옥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면서도 전통성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하지만 정통성과 실용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공간의 구조, 재료의 선택, 채광과 환기 방식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전통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생활 방식에 맞는 리모델링 방법을 소개한다. 한국 전통 주거양식의 핵심 요소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조화로운 재해석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다루어 본다.

    한국 전통 주거 양식의 리모델링

     

    한국 전통 주거 양식의 골격을 유지하는 공간 구조 재해석

    한국 전통 가옥의 핵심은 단순히 기와지붕이나 마루로 표현되는 공간이 아니라,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에 있다. 전통 주거는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하고, 각각의 공간은 기능과 계절에 따라 배치된다. 대표적인 구조는 안채, 사랑채, 대청마루, 그리고 마당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ㄱ자형’ 또는 ‘ㅁ자형’ 배치다. 이 구조는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설계되었고, 이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공간 환경을 제공하는 데 매우 유리했다.
    리모델링 시 이러한 전통적 공간 구성을 무조건 없애기보다는, 현대식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대청마루를 단열 처리한 온돌 거실로 전환하면서도, 열린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는 식이다. 사랑채 공간은 게스트룸이나 작업실로 활용하고, 안채는 가족 생활 중심의 공간으로 설계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전통의 공간 흐름과 생활 패턴을 존중하면서 현대적인 편의성을 덧입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공간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풍성한 의미를 담을 수 있다.

     

    재료와 디테일에서 한국 전통의 미감을 살리는 방법

    전통 주거양식의 미감은 재료의 질감과 장인의 손맛에서 비롯된다. 목재의 결, 흙벽의 질감, 한지 창호의 투명한 빛 등은 단순히 보기 좋은 요소를 넘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드러내는 수단이었다. 리모델링 시 이러한 디테일을 무시하고 인조 마감재나 강한 색채를 사용하면 전통의 느낌은 쉽게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재료 선택은 전통성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현대 리모델링에서는 전통 소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는 전통 재료의 느낌을 재현할 수 있는 친환경 마감재를 활용하거나, 실제 전통 방식으로 제작된 자재를 일부만 활용해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천장은 노출 서까래를 유지하되, 단열을 위해 내부는 목재 루버로 마감할 수 있다. 창호는 현대식 이중창을 사용하되, 외부에는 한지 패턴을 적용한 슬라이딩 문을 덧대어 전통의 미감을 살릴 수 있다. 이런 디테일은 공간 전체에 자연과 인간의 조화에서 오는 고유한 감성을 부여하며, 전통을 경험하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일상 속으로 스며들게 한다.

     

    자연과의 관계 회복 : 마당과 채광의 전통적 가치

    한국 전통 주거는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 마당은 단순한 빈 공간이 아니라, 가족의 일상과 계절의 변화를 담는 살아 있는 공간이었다. 오늘날 도시 주택에서는 마당을 주차장이나 창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리모델링 시 마당을 다시 '자연의 연장선'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공간의 깊이는 훨씬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작은 정원을 조성해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거나, 돌과 나무를 활용해 전통 정원의 요소를 부분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채광 방식 또한 전통적인 한옥 구조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남향 배치는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했고, 처마의 길이는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고 겨울에는 햇살을 들이는 섬세한 조절장치였다. 이런 전통적 지혜는 현대에도 유효하다. 리모델링 설계 시에는 큰 창을 설치하되, 처마 깊이나 루버 구조로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광을 조절하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통은 단지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전해 내려오는 주거 양식에 생명을 불어넣어 ‘살아 있는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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